행복한 만남과 어울림 / 민형기
갑오년(청마의 해)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세월의 빠르기가 쏘아 놓은 화살 같다고 하고, 흔히 세월의 속도감은 자기 나이대로 느낀다더니,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한다. 나의 시간도 칠십, 팔십 킬로(70~80㎞/h)로 달려가는 속도감을 만끽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맨 먼저 배운다는 우리말이 ‘빨리 빨리’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은 온통 ‘빨리 빨리’로 내달리는데, 언젠가 우리 우취동호인 한 분이 느림의 미학이라 하시면서 자연과 만나는 여유로운 사진을 SNS에 올려놓은 것을 보고 느리게 산다는 것에 부러운 마음이 들어 덧글을 쓴 생각이 난다. 우리 인간의 삶은 만남의 연속이 아닌가 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인생은 시작되고, 산다는 것은 바로 내가 너를 만나고 네가 나를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너와 나의 만남은 생명과 생명의 만남이요,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다. 내가 너를 만나고 네가 나를 만남이 진정으로 반갑고 고마운 만남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요즈음 관심과 배려가 부족하고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관계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내 모두를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열지 않으면 드러낼 수 없고, 드러내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에…. 위에서 내 세월의 시간도 칠십, 팔십 킬로로 달려가는 속도감을 만끽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온통 ‘빨리 빨리’ 달리는 속도 안에서 50여 년 동안 수집해 온 우표를 정리, 감상하면서 느리게 사는 시간에다 모든 기회를 부여하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보람 있는 일을 하고,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내고,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는 이 글 명제의 ‘행복한 만남과 어울림’에서 행복이란 우리들의 지혜와 용기와 노력으로 쟁취되어야 하는 참다운 가치이며 정성과 땀으로 쌓아올리는 공든 탑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어울림이란 우리말사전에 “두 가지 이상의 것이 서로 잘 조화됨” 덧붙여 ‘사람과 사람의 어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절이다’라고 표현한 것을 보았다. 8월이면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가 열린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우표와 우표가 만나 어울리는 우표문화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행복의 파랑새는 가만히 숨어 있어서 사람들이(우리 우취인들) 언제나 애써 그것들을 찾아내어야만 하지 않을까? 천천히 그리고 또 빠르게 다가오는 8월. 이 행복한 만남과 어울림이 서로 반갑고, 아름다운 ‘우표문화의 꽃’으로 피어나 진정한 ‘취미 중의 취미’로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