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중화전국우표전시회에서 느낀 중국인의 우취 열정 / 구상본
병마용갱으로 유명한 중국 시안(西安)에서 4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중화전국우표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우리나라의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와 같은 성격의 우표전시회이며, 2년마다 개최된다고 한다. 아치를 전시장 밖 곳곳에 세워 전시회 분위기를 조성했고, 입구에는 대형 현수막을 걸어 전시회 개최를 알렸다. 지그재그 형태로 설치된 전시틀에 작품을 게시했는데, 전시장 1층 전체가 전시틀로 가득 차 있었고, 부스 공간은 따로 분리되어 각 성(省) 우정청 판매 부스와 일반 우표상의 판매 부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표전시회 개최 당일 아침, 입구에서부터 많은 인파가 줄지어 입장을 했다. 여러 명의 공안이 입구의 검색대 좌우로 도열하였고, 입장객 수를 카운트하는 장치가 검색대에 설치되어 있었다. 개막식에는 유명 인사 소개 및 최고위급 인사 두 사람의 개회사와 축사가 있었고, 사진 촬영과 주요작품 소개로 식이 마무리되었다. 우표 작품이 소개되는 동안 대형 화면을 통해 중국 특유의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전언(前言: 머리말)이 계속 보여져 그 내용이 궁금했다. 평일에는 2만 명, 주말에는 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입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국에는 우취 붐이 여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초청받은 한중우취회 작품 54틀이 입구 좌측에 전시되었고, 심사위원의 작품도 전시되었으며 어린이(청소년) 부문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 틀 작품까지 포함하여 우취 작품 1,065틀이 전시되었다. 많은 인파가 작품 관람을 하고 있었는데, 여성 관람객이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을 하고 부스에서도 구경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 생소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였다. 기념인 날인대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것인지, 기념인 날인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매일 몰려들었다. 일별로 사용하는 기념인 1개와 패스포트에 날인하는 여러 가지의 스탬프가 함께 날인대에 묶여 있어 날인하려면 엄청난 무질서를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 시안 전시회장 기념통신일부인(우리의 원형일부인)은 하나밖에 없어서, 전시회장에 들어오기 위해 서는 줄은 이 일부인을 날인하기 위해 대기하는 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전시회 카탈로그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 우표전시회에서는 카탈로그를 흔히 볼 수 있고 구할 수 있는데, 중국 전시회에서는 아무리 둘러봐도 카탈로그가 보이지 않았다. 전시장에 몰린 많은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카탈로그를 배포하려면 카탈로그 제작비용 지출이 많아질 테니 그러한 조처가 내심 이해되었다.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와 중화전국우표전시회를 비교하여 좋은 점을 취하면, 많은 것을 효율적으로 변화시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우표전시회를 참관하여 안목을 넓혀 가는 것도 우취 활동의 한 부분일 것이다. 중국 전시회 참관으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고 고민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우표전시회가 모두의 우표 축제로 바뀔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 단지 나만의 바람이 아니고 여러 우취인의 바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