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수집의 꽃, 전통우취. 다시 피어나길 꿈꾸며 / 남상욱
전통우취는 연구가 수반된 수집이 되어야 한다. 필자가 당시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에 오는 편지에서 봉투에 붙은 보통우표를 떼어내 물에 불려 우표를 수집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생각날 때가 있다. 떼어낸 우표를 말리는 방법을 몰라 부뚜막에 우표를 놓아두면 우표가 오그라드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워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우취활동은 80년대 초까지는 국제적인 수준에서 매우 낙후된 작품활동 시기로 볼 수 있으나 국내 우표 발행(1884. 11. 18.)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필라코리아 84” 개최를 앞두고 성공적인 전시회를 위하여 다방면으로 노력하였다. 이에 동 전시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하여 기존의 “한국우취단체 총연합회”가 폐지되고 현재의 한국우취연합이 설립되었다. 연합은 1982. 8. 6.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당시 체신부로부터 1983. 5. 3.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아 공식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 후 코엑스에서 1984. 10. 22.~10. 31.개최된 “필라코리아 84”는 우정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합의 노력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으며, 이는 한국 우취계 및 우취활동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한국 우취계는 우표수집 및 연구, 작품 제작, 출품, 전시기법 등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만끽한 시기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되면서 편지나 연하장 대신 SNS를 사용하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에서 우취 인구가 격감되고 이에 따라 우표 수집이 퇴조하는 안타까운 시점에 이르렀다. 이는 2, 3년 전부터 전국전 출품작의 질과 양을 볼 때에도 느끼는 것으로 가슴이 답답함은 모든 우취인이 공감하는 바이다. 현재 우취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통우취의 경우 전문수집가는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20~30년 후에는 전통우취 지식의 단절을 심각하게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구한국에서 이화보통이나 독수리 보통우표의 경우는 우표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도 자료의 부재는 둘째 치고, 이에 대해 작품집 수준이 아닌 전문 서적이 없다는 것은 우표 발행 130년이 지난 현재에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말하는 전문 서적 부재란 인터넷 카페에 게재된 단편적인 자료나 해당 작품집이 아니라, 전문적인 해설서를 말하는 것이다. 즉, 천공, 도안, 인쇄, 지질, 일부인, 요금체계, 체송경로 등 해당 우표에 대한 우편사적인 측면과 인쇄공학적인 전통우취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전문가가 보는 연구서적의 부재에 대해 필자는 매우 답답한 심정이다. 이에 필자는 전통우취 지식의 단절을 방지하고 전통우취 연구의 활성화를 위하여 다음의 제안을 하는 바이다. 첫째 우취인들은 후학들을 위해 전통우취의 전문적인원고 집필에 앞장서야 한다. 전국전에서 일정 수준(예를 들면 대금은상) 이상의 전통우취 수상자는 월간 우표지에 상세한 작품 해설을 투고하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모든 소재를 제시하고 관련 우취지식을 전파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구한국이나 일제강점기의 우편사, 철도우편, 미군정청이나 과도정부 보통우표, 1차 보통우표 등의 경우 우표 종별로 누군가가 지금 상세한 해설을 기술하지 않으면 20~30년 후에는 후학들에게 해당 전통우취의 많은 정보와 지식이 분명히 끊어질 위기에 놓일 것이다. 둘째 전통우취의 활성화를 위하여 경매제도가 상설화되어야 한다. 현재 우취인이 주로 이용하는 외국의 ebay와 국내의 kobay가 있으나, 화신옥션이나 우취문화사 옥션을 통하여 전통우취 수집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월간 우표지에 있는 지상옥션은 단편을 위주로 한 옥션으로 전통우취의 다양한 품목에 대한 매매를 위해서는 경매지를 통한 옥션제도가 상설화 및 다변화되어야 한다. 최근에 화신옥션이 중단되어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옥션을 통하여 전문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는 장롱 속의 퇴장(退藏)우표에 대한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짐으로서 우표수집에 대한 욕구와 열의가 더욱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전통우취 작품의 대통령상 수상작은 작품집을 간행하여 재능기부를 하여야 한다. 전국전의 전통우취에서 대통령상이 나올 경우는 소속 우취단체 또는 연합에서 작품집을 간행하여 후학들에게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수상자는 후학을 위하여 작품에 대한 자료 공개를 허용하여야 하며, 출처를 밝힐 경우 이를 인용하여도 문제를 삼지 않는 풍토가 필요하다. 끝으로 우취의 모든 분야가 경중에 차이가 없이 다 중요하지만 우취의 꽃인 전통우취가 활성화되고 관련 지식과 정보가 후학들에게 단절되지 않도록 우리 우취인들이 다 같이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