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새 우표가 발행될 때, 부산우체국 창구에는 각자 나름대로 우표발행 첫날을 기념하여 소인을 하며, 지인에게 신 발행 우표를 보내려는 우표수집가들이 우체국 창구를 통하여 지나치는 눈인사를 하면서 초면이 구면이 되는 날을 보내다가 청년수집가 김광재 씨와 우체국 301 검열단의 박석현 씨의 이름으로 “時下 初夏 之節에…”로 시작되어 “在釜 우취가 諸 씨의 상호 연락과 친목을 도모하려한…” 모임을 가졌으면 하는 좌담회를 1956년 7월 15일 부산우체국에서 갖고자 하니 꼭 참석해 달라는 발기 통지문을 띄웠고, 이 자리에 모인 10명(김정호, 김광재, 박석현, 전용화, 이창성 외 5명)을 발기인으로 같은 해 다음 달인 8월 25일(토) 오후 3시에 당시 미국 유학중 귀국한 이창성 씨의 보수동 자택에서 창립총회를 가진 것이 부산우취회가 탄생하기까지의 숨은 이야기이다. 올해 우취연합에서 수고하여 전국우취인 수첩을 세 번째 만들었다.

처음과 두 번째 것, 다시 이번 것을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은 단체가 생겨났는 가를 수치로 느낄 수 있으며 반대로 이름이 없어진 모임도 새로 늘어난 단체 만큼이나 된다. 버젓한 사무실이나 연락소도 없는 비영리 지방단체라는 악조건 하에서 50년 동안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여 온 데는 선배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부산우취회만의 몇 가지 옹고집이 있다.

이것을 지켜오는 것이 전통이며 자랑이기도 하다. 그 첫째, 정기월례회로 1956년 9월 15일 부산체신청 우무과 사무실에서 제1회 월례회를 가진 이래로 2006년 9월 현재 591회 정기월례회까지 회원 상호간 의견 교환과 친목 도모를 위한다는 발기 정신을 50년 동안 계승해 오고 있다. 단, 5개월 휴회는 국내 정치적 문제로 5·16때 3개월간, 72년 10월 유신 때 2개월간 중단됐을 뿐이다. 둘째, 회지 「우표문화」의 발간으로 창간 이래 지령 140호라는 꾸준한 발간은 국내 유일의 최장수 우취회지로 자부하고 있다. 이는 비영리 단체로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 밑바닥에 회원들의 희생 정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50년 역사도 맞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셋째, 열세 번의 전시회를 주최했고, 지난 50년간 수많은 우취인을 배출하여 국내는 물론 각종 국제, 세계우표전시회에서의 수상으로 한국 우취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 외 각종 축하회로 회원의 축하회 뿐만 아니라 전국우취인을 초청한 “우취인의 밤 행사”로 중앙 중심 구조로 이루어진 현실에서 전국우취인들의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해온 것과 세계 전시회 참관단을 구성하여 본회, 서울, 지방의 우취인이 함께 참가하여 한국우취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바 크다. 이제 백년을 향한 두 번째 첫 걸음으로 50년 전의‘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뜻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50년전”을 기획했으며, ‘전국우취인의 밤’ 행사를 「우표와 인쇄」 출판기념회와 함께 초가을 바다 내음 그윽한 해운대에서 가진다. 무거운 것들 잠시 놔두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십시오. 해운대 바닷가로…. / 김건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