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도를 전후하여 우리 나라 전 국토가 투기장으로 들끓던 시기와 맞물려 한창 우표 수집 붐이 일던 때였다. 새로 우표가 발행되는 날이면 아침 일찍 우체국이 문을 열기도 전에 학교에 가야 할 초·중·고생들이 문 앞에 길게 줄을 이었었다. 그때 그 어린이들이 단순히 모으기만 하고 우취는 잘 모르더라도 선배 필라텔리스트들을 만나 올바른 지도를 받을 기회가 주어 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요즘처럼 우표가 붙어 오가는 편지 봉투는 찾아보기 어렵고 스티커 라벨이나 요금 별납으로 처리되고 있는 걸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더욱이, 수 십 년간 사장되어 있는 우표를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할 묘안은 없는 것인지, 걱정을 해 본다. 그런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도 다시 와야, 우취 붐이 부활 될 가능성이라도 기대해 보지 않겠는가? 극히 실현되기 어려운 발상일지 모르겠으나, 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 공이 많거나 국위를 선양하여 나라에 크게 기여한 경우, 예를 들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사람에게 연금을 주듯 우취문화분야에서도 국제적(FIP)으로 인정하는 세계전에서 상위메달을 취득 하여 나라를 빛낸 우취가들에게 혜택이 갔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정부 문화 진흥 기금에서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를 얻어내고 관련 정책을 마련해 보도록 다 같이 노력해 보자고 제안한다면 헛된 꿈이라고 탓하고만 말 것인지, 한 번 고민해 본다. / 윤범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