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 / 
일전에 일본의 한 우취인으로부터 한 상자에 담긴 귀한 도서를 기증 받은 적이 있다. 상자 전면에 10엔 우표와 20엔 우표전지로 도배하다시피한 소포였는데, 왜 그리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요즈음 받아보는 편지나 소포 등의 우편물에는 우표가 거의 붙어 있지 않아 사용제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각종 청첩장이나 초대장, 인사장 등에는 거의 증지우표가 붙어 있거나 요금별납인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혹 기념우표가 붙은 우편물을 받을 때는 그 즐거움이 더욱 커지고 반가우니, 이것이 유독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 같다. 얼마 안 있으면 우리들의 명절인 설을 맞이하게 된다. 찾아뵙고 세배를 드려야 할 어르신도 계시고, 보고 싶어지는 옛친구와 선·후배 동료들도 생각난다. 이러한 때에 정성이 듬뿍 담긴 친필 편지 한 장으로 인사와 안부를 전하여 봄은 어떠할지! 전자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기계적인 소식이 아닌, 우리의 정이 그대로 배어나는 편지를 써서 예쁜 우표 한 장을 붙여 보낸다면 그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 될지 생각해본다. 우취(郵趣)는 어디까지나 ‘사용한 우표’가 기본이 되는 취미활동이라 생각된다. 요즘은 우편물에 우표를 사용하지 않아 사용한 우표를 구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어떻게 우표수집 초보자들이 우표수집을 취미로 키워나갈 수가 있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우체국에서는 경영효율면의 우수성을 들어 다기능 증지판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표판매창구도 계속 활성화하여 우표사용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 우취인들도 우편물 발송 시에는 조금은 더 번거롭더라도 항상 우표를 사용하여 우표가 붙어 있는 우편물을 주고받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우리 우취인들이 우표문화 전파를 위하여 첫째로 해야 할 당연한 의무가 아닐런지. 우표를 아끼고 우취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요즘의 세태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어려움은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우표와 고락을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신명나게 활동하는 그 날이 꼭 올 것이다. 머지 않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