郵情세월 끗츠리잇가 / 남창우
우표로 아름따라 엮어가는 세상사야 우표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참으로 오묘하고 너르다. 좋아하는 주제를 정하여 분류를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우취의 오솔길로 깊어져 가는 모양새다. 상큼한 햇살이 내리는 듯한 기분으로 감싸고 도는지라. 특히 그것을 아이들에게 지도하며 살으려는데 아니 어느새 내가 엉뚱한 문인의 길을 걷고 있다니, 참으로 기가 막혀. 인생유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붓글씨를 쓰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이런 예능적인 소질이 전혀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철벽같이만 여겨져 아예 생각도 못했는데…… 당연히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우표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기에 우취삼매경에 빠질 수밖에 없어 가만히 홀로 스스로 탄하여 마지않으며, 오로지 평생의 동반자로 자리할 것을 거듭 믿어 의심치 않는 바라. 우취휘호 쓰기를 16년, 어린이들과 우편교통이 30여 년이었으니 그러고도 남으리라. 어여쁘신 우표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넉넉하기 그지없어 천하를 얻은 듯 삼삼하다만 요 우표들을 끼리끼리 정리하고 덧붙여 알고 있는 지식에다가 인터넷을 뒤지다가 얻은 내용을 넣어주었더니 이후엔 말 마시게. 웬만한 말거리에 소외될 리 없고 분위기를 주도하게 되는지라. 마음의 양식으로 듬뿍 채워지는 포만감으로 이게 바로 우표의 힘이 아니랴 싶어져 더더욱 취미 중의 취미로 조아리더이다.

그러다가 저희끼리 손들어 다투더니 상한가로 솔 솔 솟아나는 거야 덤이라는 거여서 머지않은 미구에 수려하게 광야를 달려오는 어진 이에게 양도하면 용돈 좀 아니 생기겠나. 그러하매 어찌 하 끄치랴. 이 아름다운 인연을! 저 산하가 목이 말라 정에 겨워하거든 우리 이렇게 노래 불러 봄세그려. 郵情을 끗츠리잇가 끗츠리잇가 아! 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