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과 희망을 함께 가지며 / 민형기
가끔 오랜 친구(중·고 동창생)를 만나면 “너 지금도 우표수집을 하느냐?”고 나에게 묻곤 하는데, 그때마다 내가 그 친구들로부터 듣는 소리는 “지금까지 우표수집을 하고 있냐? 대단하다. 우리는 인내심이 없어서 못하겠는데 그렇게 꾸준히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네가 참 존경스럽다.”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냥 인사치례려니 생각도 해보지만, 요즘 청소년을 생각하면 과연 어떠한 취미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우표수집이 자기의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성인이 된 후에 학창시절에 우표수집에 대한 강의를 듣고 어떻게 수집하는가를 배웠다며 다시 우표수집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학교 우취반을 지도하고 있으나, 한 해의 우취지도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취반 생활이 어땠느냐는 물음에 “재미없어요, 어려워요”라는 대답이 들릴 때면, ‘요즈음 학생(초·중·고)들의 취미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하고, ‘나의 지도 방법에 문제가 있었나?’ 하고 반성도 해본다.

또 한편으로 부모님들께 우표수집을 소개도 해보지만 온통 내 아이들이 최고, 일등하는 데에만 관심이 쏠려 있고 학생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여가시간이 생기면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하니 특히 인터넷만 보면 못하는 것이 없는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우표수집을 권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일까? 그래도 우정사업본부와 한국우취연합 그리고 많은 선생님들과 우취인들이 여러 가지로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학교 우취반을 지도하고 있다는 데 우취발전의 희망을 가지며, 우표수집의 붐이 있을 때보다는 현저히 적긴 하지만 아직은 우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있기에 우취발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 청소년들이 우표를 통하여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우표상품을 개발하여 우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제공하면 어떠할까 생각해 본다.

2010년 한 해는 진기홍 고문님, 권영수 고문님, 벽산 이규봉 선생님, 이종원 선생님등 우취계에 많은 업적을 남기신 원로 어르신들이 세상을 떠나셨다. 이분들의 업적을 돌이켜보며, 자주는 아니었지만 전시회 등에서 만나 뵈었을 때를 회상하면 아쉬움이 많은 한 해가 아닌가 싶다. 이분들의 업적에 비교할 수 없이 아주 작은 나의 모습을 보면서 ‘우표수집은 취미 중의 왕이요, 왕의 취미’라고 소개하며 우표수집(우표 취미활동)에 대해 좀 더 현실성 있게,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미있게 또 흥미를 갖도록 하지 못한 것이 또 한편으론 아쉬움으로 남는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