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수집에서 우취로 / 박희우
지난 1960년대, 대중잡지와 주간지 뒷부분에 펜팔주소 페이지가 필수적으로 수록되어 있었던 때에는 자기 소개란에 취미가 우표수집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생활이 넉넉하지 못하였는데도 우표수집에 대한 열정이 일반적으로 높았었다. 지금 우정당국에서는 전국전 및 지방전을 연례행사로 치르고 있고, 출품작 수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높아져 많은 발전을 거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표수집 보급활동은 예전보다 후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에는 우표 관련 책자(전시회 팸플릿 포함) 속에 우표수집의 이로운 점이라는 내용을 한 페이지에 나열하기도 하였었다. 우표수집가 저변확대와 관련하여 우리 우취인이 할 수 있는 보급활동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우정당국에서도 예전처럼 우표수집 인구가 많이 증가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 열심히 우표수집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우취인의 다수이다. 최근 기념우표 및 특별우표를 발행하고 있지만 그 발행수량이 40년~50년 전과 비교하면 인구증가와 경제적인 소득증대에 비해 많다고 볼 수 없다. 우표는 우표수집가를 위한 발행 이전에 우편물에 이용하기 위하여 발행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편물을 부치고자 우체국을 찾는 고객이 창구 직원에게 우표 한 장을 요구하면 대신 우편요금증지를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어느 때는 ‘우표 사용하는 날’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러한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요즘 우체국의 증지 사용은, 물론 편리성도 있겠지만, 일반 고객이 꼭 요금증지를 요구하지 않은 경우라면 어디까지나 우편창구 직원의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도 할 수 있다. 아직도 우표가 붙은 소중한 우편물을 잘 보관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편지봉투에 요금증지가 붙어 있는 것은 몇 년 후면 자동으로 없어지기 마련이다. 먼 훗날 아니 100년 후에 지금의 아름다운 우표에 깨끗이 소인된 봉투가 발견되면 현재 구한국 실체만큼이나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정당국에서 기본요금 보통우표가 많이 발행되는 것처럼 기념우표나 특별우표도 발행량을 늘려 그 취지와 아름다운 디자인을 많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어떨까. 또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 한 통의 편지봉투가 우취인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때, 이것이 진정 아름다운 우취문화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