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AKOREA 2014 이미 시작되다 / 김삼원
“나는 우표수집가인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보고 한국을 알게 됐다. 한국 우표를 보내주면 돈을 지불하겠다.” 2013년 6월 20일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강남우체국장 앞으로 소인이 찍힌 84장의 프랑스 우표와 함께 편지를 보내왔는데, 이 우편물을 탄저균 등으로 오인하고 군경이 긴급 출동하여 소동을 벌였다는 헤프닝을 읽다(동일자 동아일보 휴지통). 무더운 날씨다. 한줄기 비나 쏟아지면 좋을 텐데 어쩌나? 신의 영역인 것을…! 그런데도 어찌 해보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일까? 그런 마음이 더욱 강하게 표출되는 게 과학일까? 그럼 우표취미생활은 어디쯤 있을까? 취미생활을 위해 나름 적극성을 띈 행동을 한 프랑스인과 – 아직까지 한국을 잘 모르고 있다니 그의 국제 감각이 너무나 아쉽지만 – 이야기 나누고 싶다. PHILAKOREA 2014가 아직 일 년 하고도 일 개월이 남았지만, 6월의 날씨가 이 정도인데 무더위의 정점을 찍는 8월 초의 서울 날씨를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 오스트레일리아 2013에서 PHILAKOREA 2014를 홍보하러 다닐 때 미국 부스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It’s very hot, so hot.”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신이 겪은 무더운 서울 경험을 이야기한다. 코엑스는 냉방이 잘되니 걱정하지 말라며 웃었던 일이 떠오른다.

바깥 날씨가 덥고 에너지 절약 탓인지 코엑스 안도 덥다. 그런데도 이곳은 무수히 많은 사람이 물결친다. 오늘 이곳을 찾는 이들의 사연도 제각각이겠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든 분을 위해 다양한 전시회 중 서울국제도서박람회가 눈길을 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개막식 축사를 하였다. - 국정지표로 문화융성을 내걸고 있는 마당에 ‘또 하나의 문화월드컵’인 PHILAKOREA 2014도 대통령을 명예위원장으로 모시면 여러모로 좋을 것이다. 한국의 정서상 업무추진이 쉬워질 것이고 대회 위상도 국민의 관심도 높아질 거다. 자존심이 강한 우취가는 이런 생각에 못마땅해 할 수도 있다. 왜 남의 힘을 빌리려 하는가? 권력과는 상관 없는 취미생활이니 좋아하는 사람들만 즐기면 되지 않나? 할 것이다. 생각이 다른 것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동호인끼리 스토크앨범에 꽂힌 우표들을 보면서 즐기는 수준이면 모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소장품을 세계 우취가들과 함께 겨룬다면 해결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우취작품을 한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다는 게 어찌 쉬운 일인가? 그리고 전시회를 통하여 자신의 우취발전은 물론 세계 속의 우리를 돌아보고 같은 취미생활을 하는 분들끼리 오래간만에 담소하는 기회를 갖게 되니 이 아니 즐거울까? 이런 잔치마당을 펴는 데 최소한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모두 알 것이다. 우취가들만으로 이런 잔치를 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지방전이든지 대한민국전이든지 마찬가지다. 규모를 작게 해도 그 비용이 얼마나 귀찮게 하는가? PHILAKOREA 2014의 공식호텔을 찾느라 PHILAKOREA 2014 준비반(이하 준비반) 공무원들과 호텔을 전전한다. 1박에 십만 원 이상이란다. 이런 게 합쳐지면 전시회 예산이 30억이 넘는단다. 연신 ‘띵똥땡’하면서 고객을 맞는 서울무역센터우체국 직원들과 청담역 근처에서 배달하고 있는 집배원에게 괜스레 미안하다.

가끔 전시회를 열다 보면 테이프 커팅 등에서 홀대를 받았다느니 기념품을 받지 못했다느니 우취 전문가인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느니 하는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없는 형편에도 잔치마당을 열어주는 우정 당국을 이해하고(비록, 그들 또한 필요해서일 것이지만) 자신은 물론 더 나아가 한국의 우취문화가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그들을 잘 활용하자. 전시회가 왜 필요한지? 우취 문화가 왜 필요한지? 이야기 나누면 서로 통할 것이다. 물론 최종 지향점은 우리의 힘만으로 우리만이 지니는 독특한 색깔을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표출할 그날을 완성하여야겠지만…. PHILAKOREA 2014는 ‘사랑과 화합, 참여와 발전’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을 우표지에서 몇 차례 읽은 적이 있다. 하나하나의 덕목이 모두 소중하지만, 우리 우취계는 화합과 참여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PHILAKOREA 2014가 일 년 하고도 한 달이 남은 오늘 이 시점에서 다시 다짐해 본다. ‘취미 중의 왕이자 왕의 취미’라는 우취생활을 하는 우리가 대범하게, 의연하게 대처하고 너나없이 필라를 생각한다면 잘 될 것이다. 라마다 르네상스, 리베라를 실사하고, 더 좋은 위치, 환경, 가격을 지닌 곳을 찾고자 준비반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여름 해도 기울어간다. 그러나 더위는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