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장으로…  / 엄원용
필자가 본 글귀 중에 ‘마음이든 물건이든 남에게 주어 나를 비우고 나면 그 비운 만큼 반드시 채워진다. 그러나 눈앞의 아쉬움 때문에 그냥 쌓아두었다간 상하거나 쓸 기회를 놓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라는 글이 있었다. 또 자주 가던 어느 식당 벽에 걸린 액자에는 ‘우정은 산길 같아 자주 오가지 아니하면 잡초가 우겨져 그 길은 없어지나니 오감을 게을리 하지 마라’란 의미 깊은 글이 있었다. 이 두 가지 글귀를 요즈음 가끔 음미하게 되는 것은 필자가 관여했던 어떤 일과 연관되어 그 어떤 표현을 하고 싶어서이다. 또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14를 앞둔 시점에서 바뀌어야 할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14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며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우취인이라면 모두 알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잔잔히 일고 있는 그 어떤 바람이 우취계에 작은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거창하게 시작했다. 이 일이 나만의 착각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세계우표전시회 필라코리아 2014를 위해서는 많은 인적 자원이 필요함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제 필요한 인재가 있어 도움을 받고자 하면 걸림돌이 은연중에 작용하고 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하는 이기적인 생각, 또 ‘나는 이런저런 일로 협조할 수 없어’란 생각으로 서로가 저울질하는 것이다. 이것이 꼭 필라코리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전 심사, 교육강사 등등에서도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고 그 생각들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회생활의 시작은 낯선 사람들이 만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어 서로 돕고 의지하며 형성되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학창시절의 벗들, 군복무시절의 전우들, 진하게 우정을 쌓아온 친구들도 그 일원이고, 선배, 후배, 모두 사회생활을 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아름다운 관계이지만, 삶이 진행되어 가는 중에 평탄할 수만은 없고, 가끔은 사소한 일이나 의견충돌로 아니면 작은 오해로 싸움으로 발전하여 서로가 멀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해와 용서로 다시 더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하지만 이해와 화합 보다는 미움의 폭을 넓혀 가려는 이기적인 생각이 모이고 누적되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난 안 해’라는 풍토 아닌 풍토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우표를 모으는 우취인이든 우표를 파는 우표상이든 한국우취연합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든 우취문화 발전을 위해 발전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그에 대한 반대의견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취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는, 이해와 용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나를 비우고, 자주 오고 가며,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넘치는 건 나눠 주는 그런 협조하는 우취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의 마음은 샘물같아서 퍼내면 퍼낸 만큼 고이게 마련이다. ‘나쁜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나쁜 것이 쌓이고, 좋은 것을 퍼서 남에게 주면 더 좋은 것이 쌓인다’라는 말로 이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