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지가 창간 25주년을 맞는다고 한다. 창간 당시의 발행처는 재단법인 체성회였다. 당시 체성회는 우표 국외보급 업무를 맡고는 있었으나 외화 획득이라는 국책에 따른 사업으로 결손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일찍이 체신부로부터 우표잡지의 발간을 종용받았으나 결정을 보지 못하던 터에 내가 상무이사로 취임하자 이 문제가 제기되었다. 일의 주동 역할을 한 사람은 김광재 씨인데 개인사업으로 우표잡지를 시작했지만, 계속이 어렵게 되어 이사업을 체성회에 끌고 들어오는 일을 성사시켰다.

이때 체성회의 진영은 회장에 이송우 씨. 호인형으로 밑에서 하자는 일은 대개 들어주는 그런 분이다. 상무이사는 나고 주무자인 총무부장 박경명 씨는 과거에 ‘체신문화’ 편집주간으로도 있었고 매사에 적극적인 분이어서 우표잡지 발행에는 무조건 찬성파였다. 우표보급 담당자인 김정호 씨를 편집주간으로 하고 김광재 씨를 특채하여 편집실무를 맡게 하였다. 창간이 결정되자 우취계의 절대적인 환영을 받았고 우표심의위원들의 기고도 많아 원고는 넘칠 정도였다.

창간에 이른 속사정은 박경명 씨가 ‘산전산후’라는 제목으로 창간호에 썼고 나도 당시까지 정체를 명확히 알 수 없던 은산분소의 영문 일부인 ‘GWENDOLINE’의 대하여 소견을 발표했는데 국내외에 반응이 컸다. 그 후 다른 견해도 제기되었으나 현재로서는 나의 해석이 공인된 상태이다.

우표지는 체성회 사정으로 김광재 씨에게 판권이 넘어갔다가 한국우취연합이 법인화되면서 이를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렀으며 최근에는 그 내용에 있어 많이 충실해지고 보급률도 크게 신장하여 세계 우취계에 내놓아도 결코 손색이 없는 잡지가 되었다.

하지만 창간 당시에 관여했던 사람 중 이송우 회장, 김정호 주간, 김광재 씨는 모두 세상을 뜨고 박경명 씨와 나만이 살아남았으니 우표지의 무궁함과 비교하면 인생은 참으로 무상하다는 느낌만 든다.

사반세기의 긴 세월 우표지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 역대 편집 관계자, 좋은 원고를 준 기고가, 그리고 애독자 여러분과 물심양면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체신 당국에 창간 멤버의 한사람으로서 뜨거운 감사를 드리며 우표지도 오늘을 계기로 더욱 알찬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