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전시회를 통해 우취문화의 새로움을 배우다 최근 들어 우편사업 분야의 성장이 침체되면서 현업 총괄국에서의 우표전시회에 대한 관심도 현저히 낮아지는 추세인 듯하다. 필자는 1976년에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지금까지 42여 년 동안 우표수집을 취미로 생활하여 오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새로 발행되는 우표를 전지로 구입하여 앨범에 정리하는데 그쳤다가, 군에서 전역하여 1981년도 제천우체국에 복직하면서 그해 10월 처음으로 우표전시회를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모조전지 마운트에 싸인 우표 도안을 명화시리즈, 동물시리즈, 역대 대통령 등 주제에 맞추어 붙여 액자에 넣은 후 긴 탁자에 마주보게 세워 전시하는 것으로 작품을 구성하였다. 작품의 수량도 적었지만 오늘날 테마틱 또는 전통우취 작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의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우체국 회의실에 마련한 작은 우표전시장은 우체국장을 비롯한 관계 직원들의 관심과 열정에 따라 성황리에 추진되었으며 지역의 관심있는 우취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역우표전시회는 우취문화의 출발점이다 우표는 세계 각국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현상에 그 의미를 담아 발행하는 기록물로서 일찍이 많은 우취인들로부터 수집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렇게 수집되어 온 우표는 우취인의 개성에 따라 분류 정리되어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작품들은 지역우표전시회를 통해 매년마다 열리는 대한민국 우표전시회에 출품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의 작품심사에서 평가받은 내용을 토대로 자기 작품에 대한 부족함을 보완하여 수준을 높여나간다. 따라서 지역우표전시회는 건전하고 작품의 수준을 높여나가는 우취문화의 출발점이자, 우표를 취미로 하는 우취인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우표전시회는 지역 문화행사의 한 축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각 지역의 총괄국별 우표전시회가 지역의 문화행사와 더불어 개최되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우취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불러왔다. 예를 들어 ‘영월단종문화제’ 행사에 매년 영월우표전시회가 개최되어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 및 지역주민들에게 큰 호평을 받는 것은 우표전시회가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우표를 통하여 지역의 문화행사에 주요 행사로 자리 매김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필자가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주관했던 우표전시회를 살펴보면 “제천의병문화제” 및 “의림문화제”기념 우표전시회, 단양의 “소백산철쭉제”기념 우표전시회, 음성의 “설성문화제”기념 우표전시회, 충북 괴산의 “괴산 탄생 600년”기념 우표전시회, 논산의 “계룡 군 문화축제” 우표전시회, 청주의 “직지축제” 우표전시회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지역우표전시회는 지자체의 문화행사 참여를 통하여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우체국상을 정립하고, 또한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취미생활로 자리잡아 우취문화의 보급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표전시회는 소통과 학습의 장이다 한국우취연합에서는 우정공무원교육원 교육과정으로 우표문화지도교사 과정과 우표전시회 지원과정에 참여하고, 우취 아카데미(우표박물관)를 연 2회 목표로 추진하며, 우취강좌 및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우취인 양성과 우취문화 함양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우표전시회는 우표작품에 대한 토론과 정보를 교환하고 우취자료에 대한 비교 검토를 통한 우취인들 상호 간의 소통과 학습의 장으로 활용된다. 한국우취연합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2017년도 (사)한국우취연합 주관으로 개최하는 대한민국우표전시회와 지부 주관으로 지방(각 우정청별) 우표전시회가 계획되고 있다. 그러나 총괄국 단위의 지역우표전시회는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 우취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현업 총괄국에서 여러 사정을 이유로 기피하는 현실에서 우표전시회가 외면 받는다면 우취문화는 우리사회에서 급격하게 쇠퇴할 위기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지역 우표전시회가 대부분 총괄국 주관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우취단체가 주관하고 총괄우체국이 후원하는 형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다만 개최를 준비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비용적인 측면이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우정사업본부와 한국우취연합이 협의를 통하여 필요경비에 대한 지원책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취단체가 없는 지역의 총괄국에서는 한국우취연합의 해당 지부와 협의를 통해 전시회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맺는말 지역우표전시회는 지역사회의 문화행사와 우취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위상을 제고하는데 바탕이 된다. 침체 되어가는 우취문화의 재도약과 우취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하여 지역우표전시회는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한국우취연합의 주체인 본부와 각 지부, 각 우취단체의 구성원이 다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