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코리아 2025 세계우표전시회를 마치고

현병래 한국우취연합 사무국장

필라코리아 2025 세계우표전시회가 지난 9월 17일부터 9월 21까지 5일간 코엑스 마곡 전시장에서 개최되었다. 우리나라는 1884년 우정총국이 설치되고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가 발행된 끝의 해를 기념하여 1984년부터 끝자리가 “4”년인 해에 개최하고 있다.(1984, 1994, 2014 개최) 국제우취연맹(FIP)에 가입한 국가는 이런 관례에 따라 영국 0년(1840년), 미국 6년(1776년), 일본 1년(1871년), 중국 9년(1879년)이 도래할 때마다 세계우표전시회를 개최하고 있고, 세계우취연맹(FIP)의 후원과 아시아우취연합(FIAP)의 협찬으로 진행하며, 한국우취연합은 1975년 국제우취연맹에 가입하여 국내·외적으로 우리나라 우취계를 대표하고 있다.

이번 세계우표전시회는 연결(CONNECT)이라는 컨셉으로 “우표 : 세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전시회 개최 목적은 첫째, 한국 우정사업 및 문화 홍보 행사, 둘째, 전세계 우취인 및 우표 수집가의 우호 촉진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셋째, 최고의 국제 수준으로 우취를 증진하고 우표수집에 기여하고자 함에 있다.

한국우취연합은 2022년 2월 우정사업본부의 필라코리아 2024 세계우표전시회의 개최 결정에 따라 2022년 8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76차 국제우취연맹총회에서 FIP의 후원과 FIAP의 협찬 승인을 받아 전시회 준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전시회 준비 실태 확인과 전시회 장소로 예정된 서울 동대문플라자(DDP)와 양재동 aT전시장 확인 및 우정사업본부, 한국우취연합과 협의하고자 2023년 9월 국제우취연맹(FIP) 회장과 필라코리아 2024 세계우표전시회 자문관 등 3명이 방한하였다. 이 자리에서 전시회 개별규정(IREX)을 수정하고,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던 전시회 준비는 호사다마라 했던가? 계약조인 시에 필요한 예산을 전용 신청하였으나 기재부에서 전용 불가로 승인되지 않았고, 국제대회 유치의 총리 승인이 2024년 예산 요구시한인 2023년 상반기까지 되지 않아 2024년도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 부득이하게 2025년도로 연기하기로 하고, FIP와 FIAP, 각국 우취연합, 커미셔너에게 통보할 수 밖에 없었다.

2023년 7월에 국제행사 및 유치계획 심의결과 기재부 심사위원회를 통과하여 세계우표전시회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다. 2024년 8월에 전시회 개별규정(IREX)을 확정하여 각국에 알리고 참가를 권유하였으며, 2024년 12월 3일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한국우취연합 회장, FIP Consultant인 Richard Tan이 제77차 FIP 총회장인 상하이 The Portman Ritz-Carlton 호텔에서 계약을 체결하였다. 국제우취연맹(FIP) 旗는 직전 FIP 전시회 개최지로부터 후임 개최지 우취연합 회장이 직접 인수하는 관례에 따라 금년 2년 25일 우루과이 쿤타 델레스테 엔조이호텔(Enjoy Hotel) 시상식장에서 Prakob Chirakiti 국제우취연맹 회장으로부터 한국우취연합 회장이 인수를 받았다.

전시회 장소는 서울 강서지역에 신축된 코엑스 마곡전시장으로 결정되었으며, 공식 호텔은 동일 건물에 위치하여 이동 동선이 짧은 머큐어호텔 서울마곡으로 정하였다. 전시회 개최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하기 위하여 2025년 5월에 FIP Consult Richard Tan이 방한하여 전시장 홀, 공간 배치 실태, 세미나실, 호텔 객실 등을 점검하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국우취연합은 커미셔너 제너럴 허진 부회장 주재로 각국별, 분야별 출품작품을 선정하여 FIP에 알렸다. 아울러, 국제심사위원 선정 회의를 우리나라 국제심사위원과 고문, 자문위원 등이 참석하여 4차에 걸쳐 개최하여 FIP에 제출했으며 이를 토대로 FIP가 최종 결정했다.

전시작품은 총 65개국에서 출품 신청한 경쟁부분 452작품 2,002틀, 우취문헌 87작품으로 최종 결정했고, 비경쟁작품은 명예초청작 19틀, UPU작품 28틀로 47틀을 별도 공간에 전시하기로 했다. 또한, 희귀우표와 우정사료관을 별도 설치하여, 영국의 스탠리 기븐스에서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평가액 110억 원짜리 마젠타 우표를 전시하여 국내·외 관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국내 우표로는 1884년 한국 최초 우표 5종 세트, 최초의 기념우표인 어극 40주년 기념우표전지 등 3점을 전시하였다. 우정사료관에는 상서원(尙瑞院), 지자(地字), 오마패(五馬牌) 등 8점을 전시하여 귀중한 옛 사료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했다.

전시회의 원활한 준비와 진행을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우편사업진흥원과 한국우취연합 임원을 망라한 필라코리아 2025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를 구성·운영했다. 작품수집위원회는 커미셔너 제너럴 허진 부회장 등 전세계 참가국 수집위원 64명으로 구성했고, 심사위원회는 이복규 심사위원장 등 국제심사위원 52명으로 구성하여 참가 작품을 세밀하게 살피며 심사하도록 했다. 한국우취연합은 이와 별도의 실행 조직을 구성하여 총괄반, 작품수집반 작품설치·철거 등 전시장 관리반, 심사위원회, 외빈영접반, 우취연합반, 일부인 날인 관리 등 세분하여 각자 맡은 분야에서 빈틈없이 활동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단 한 건의 불미스러운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완벽한 전시회였다고 자부한다. 작품 심사결과 우리나라의 내셔널 그랑프리는 김영길 이사의 「The Postal History of Great Joseon & Daehan Empire(1884-1905)」 작품이 영예를 차지했으며, 대금상(LG) 32작품, 금상(G) 86작품 등 우수한 작품이 많이 배출됐다.

이번 전시회를 총평해 본다면 우표문화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전시장 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우표를 별도로 발행함으로써 희귀성을 높여 전시기간 중 우표를 구입하고자 우취인과 일반인이 몰려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 나라에서 세계우표전시회가 11년만에 개최되어 세계 전시작품을 감상하려는 관람객이 몰려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되었으며, 우취인구 증대 효과에도 크게 기여했다. 또한, 전시공간도 적당하여 작품전시, 우취문헌실, 특별상 전시실, 우정사료관, 희귀전시관 등 각종 전시관이 잘 조성되어, 쾌적한 가운데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희귀우표 이외에,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통해 전 연령대의 관람객을 견인하고 우표에 대한 관심을 재조명하여 우정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 저변에는 국내 우취인에게 필라코리아 2025 세계우표전시회 동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해 연말부터 한국우취연합 회장과 필자가 반기별로 지부 순회활동을 전개한 것도 큰 역할을 하였다고 자평해 본다. 그리하여 많은 우취인이 행사 지원요원으로 참여하고,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하여 자기 일처럼 진지하게 임하여 영접, 작품접수, 설치, 작품해설, 철거, 부스 운영 등 모든 분야에서 국내·외 우취가들로부터 관람객과 주최 측이 하나가 된 가장 성공적인 세계우표전시회로 평가받았다.

다만, 옥에 티처럼 미흡한 점은 필라코리아 2025 조직위원회가 극히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운영하여 업무추진에 애로가 많았다. 특히, 행사가 임박하면서, 소수의 인원에게 전화, 민원 등이 폭주하여 많은 부분이 적기에 해결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품 설치를 위해 새로 제작한 우표전시틀의 경우 전시된 작품의 리프를 지탱하는 비닐 계단의 접착제가 채 마르지 않아, 전시된 작품대지와 함께 흘러내려 애로가 있었다. 한정된 공간에 다량의 전시틀이 모여있어 대규모 관람객 밀집 시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었다. 또한 전시장 안의 우체국에서 필라코리아 2025 전시장 판매용 기념우표 이외에는 우표류를 판매하지 않아 다른 우표로 실체봉피를 만들려는 국내·외 우취인의 어이없어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 주신 우취인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특히 전시회 전 과정의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겨주신 덕양우편문화연구회 안창호 님과 각종 행사물품을 나르는데 차량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관광인동호회 안동호 회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