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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취활동이 가져다 준 즐거운 인생









우취활동이 가져다 준 즐거운 인생



예병일 원주우편문화연구회



아베 정권이 무슨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무리수를 두면서 우리나라와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를 두고 “경제적으로 우리와 비교가 안 될 때는 좋았는데 일본 경제가 지난 30년간 큰 발전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쫓아가고 있다 보니 배가 아프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그런 것 아닌가?”라며 웃으시는 분을 만났다. 그 직후에 이름난 강사 한 분이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침략국보다 더 잘 살게 된 나라는 세계에서 아일랜드가 유일합니다. 아일랜드는 수백 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은 나라지만 지금은 영국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라고 강연하는 걸 듣기도 했다. ‘우리가 아일랜드 다음으로 일본보다 잘 살게 되는 두 번째 식민지 국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곧장 ‘에스토니아가 러시아보다 잘 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찾아보니 소비에트 연방에서 가장 먼저 독립한 발트 3국, 즉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가 모두 러시아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다는 통계자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질 에스토니아라는 국가가 필자의 머리에 얼른 떠오른 것은 오로지 우표 덕분이다. 70년대 말 중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다른 여러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우표수집에 맛을 들였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는 우체국의 우편 판매를 통해 수집하는 것 외에는 잠시 접어두어야 했다. 80년대 후반 대학을 마칠 때가 되자 공산국가라 해도 차이가 있으며, 동유럽 공산국가는 북한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80년대 초만 해도 공산국가와의 서신교환은 불가능했지만 펜팔주선 회사에는 펜팔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연락처를 보내오곤 했다. 중앙정보부의 인정(?)을 받은 극소수 학생들만 펜팔협회를 통해 공산국가에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는데 80년대 말이 되자 월간 『우표』지에도 수시로 펜팔과 우표 교환을 원하는 동유럽 공산국가 우취인들의 광고가 실리기 시작했다. 그때 본 광고에서 우표 교환을 원하는 이들이 러시아어, 영어, 독일어나 불어중 하나, 자기네 나라의 말 등 4가지를 하는 경우는 아주 흔한 일이었으므로 외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을 받기도 했다.
필자가 우표 교환을 시작한 최초의 외국 우취인이 에스토니아인이었고, 차차 그 수가 늘어나 한 때는 10명 정도의 외국 우취인들과 우표 교환을 하다 보니 서울올림픽 관련 우표를 구입하기 위해 당시 중앙우체국에 있던 우정박물관을 들락거리는 것이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에스토니아, 폴란드, 러시아,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친구들은 꽤 오랫동안 나의 수집품 증가에 큰 공헌을 했다. 우표는 필자의 견문을 넓히는데 큰 역할을 한 셈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우표에서 배운 게 더 많다”는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의 말은 과장이라 하더라도 “행복한 인생 디자이너”라고 자부하는 필자에게 있어서 우표는 오늘날의 나를 이루게 한 중요한 인생 경험의 일부가 되었고, 은퇴 후에는 꽤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취미가 될 것이다.
“우표수집에 관심 있으신 분들 모두 우표를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계속해서 누려 가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