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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tory Telling 보석취미(寶石趣味)





Story Telling 보석취미(寶石趣味)



조권행 한국우취연합 부회장

금년 한 해도 빠르게 지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40여 년간 몸담았던 공직을 뒤로하고, 집에서 외손녀와 놀다가 보니 한 해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오랜만에 우취계로 돌아와 보니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옛날에 한참 활동을 하시던 선배님들을 만나 인사하게 되면 반갑기만 하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시기에 활발히 활동하시다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면 아쉽고 함께 했던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또 새로운 분들이 나타나 열심히 활동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 든든하고,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 우취문화(郵趣文化)의 저력을 느끼게 된다.
이달에는 우표 발행 135주년 기념 대한민국우표전시회가 서울중앙우체국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우표전시회를 우취계 자력으로 개최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연합과 지부를 중심으로 모든 우취인이 단합하여 내실 있게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오히려 우취인 상호 간의 이해심도 높아지고 우애가 한층 돈독해진 면도 있는 것 같다.
필자는 30여 년 전 체신부 우표과에 들어와 일을 하면서 우취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후 두 번의 세계우표전시회와 다섯 번의 전국우표전시회를 개최하고, 7년간 우표 발행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명망 있는 우취인을 자주 뵙게 되었고 좋은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우취의 정의(定義)가 무엇인지에 대해 나름 한참 고민했었다. 사실 우표류를 취급하는 사람들이 모두 공무원이다 보니 사람도 자주 바뀌고, 관심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민원도 발생하곤 했다.  
80년대 후반 전국우표전시회 때의 일이다. 경향 각지의 우취인이 모여서 저녁 식사를 하고 중구 다동에 있던 여관에 들어가 방마다 맥주도 마시면서 막 회포를 풀려고 하는데, 한 분이 그해에 나온 스카트 카탈로그에 있는 어떤 우표를 보여 주었다. 그러자, 너도나도 둥그렇게 모여들어 자료가 좋다, 나쁘다, 비싸다, 싸다 하면서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그러자 한 분이 “아니 여기까지 와서 또 우표 얘기냐?”고 해서 모두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난다. 우취인은 무엇 때문에 수집(蒐集)을 하는가?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소비되는데 하고 생각을 했었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필자는 우취를 ‘스토리(story)가 있는 보석취미’라고 생각했다. 한 장의 우표, 실체봉피가 수천·수백만 원하니 이 모두가 보석이 아닌가? 그리고 개개의 자료마다 특색 있는 이야기(story)를 함축하고 있으니 마음속의 보석이라 생각했다. 이와 같은 보석을 모아 또 하나의 보석인 우취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회를 통해 뽐내니, 마치 우주의 별들이 모여서 성운을 이루고 은하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또한, 국내외 우표전시회에 출품하고 직접 참가하여 우정도 나누고 여가를 즐기고 하는 분들을 보면서 우취인은 정말 복이 많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11월은 올 한해를 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몸과 마음이 분주한 시기이다. 그러다 보면 지나온 시간을 반추하면서 미흡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앞으로의 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구상하게 된다. 보석 같은 우취인끼리 서로서로 보듬어 주고, 모자란 부분은 채워주고 정을 나누면서 우취의 뜨락을 더욱 알차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