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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표의 나비효과를 꿈꾸며




우표의 나비효과를 꿈꾸며



박경화 (사)한국편지가족 회장

겨울을 이겨내고 봄빛 속에 여린 듯 힘차게 피어나는 꽃들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꽃을 찾아드는 나비들은 또 얼마나 신비로운가. 단순한 나비의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키기도 한다는 나비효과처럼 우리 생활 속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우표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편지가 꽃이라면 우표는 나비이다. 온갖 이야기가 깃든 편지꽃과 그것을 전해 주는 우표나비. 지금의 SNS 세대는 잘 느낄 수 없는, 편지로 소통하던 때의 우표 한 장은 나에게 생활의 활력소였다. 그 작은 네모 종이가 전해 줄 편지를 쓰며 밤을 새우기도 하고, 우표 덕분에 외국까지 편지가 오가던 것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것이 바로 나비 같은 우표의 역할 덕분이 아니었는지, 답장을 받았을 때의 기쁨과 설렘, 봉투에 붙은 우표를 모으려고 조심스레 떼어내던 손끝의 떨림은 여전히 생생하고 아름다운 추억이다. 새로 나온 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그야말로 나비처럼 가벼웠었다. 현재의 소통 도구인 휴대전화기의 편리함 속에서도 편지와 우표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소중히 여기며 옛것의 장점을 살려가고자 하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우표의 나비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우표에 관심을 갖는 그 자체가 벌써 섬세하고도 품격 높은 일이다. 우표 속에는 역사와 문화가 표현되어 있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알게 모르게 상식적인 공부가 되고, 한 장 두 장 모으다 보면 취미 생활이 되어 대대손손 이어지기도 한다. ‘나만의 우표’가 등장했을 때는 그 획기적인 발상에 무척 놀랐었다. 특별한 것만이 우표가 될 수 있다고 여겼던 기존 관념을 버리게 했으며 평범한 사람의 일상도 우표로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고 신선했다. 그것은 어느 개인이나 한 가정의 역사가 되며 그들만의 뜻깊은 유산이 되기도 한다. 나만의 우표는 상장이나 선물용, 기념품 등으로도 많이 제작되고 있다.

자신만의 우표를 만들 수 있듯이 우표는 이제 그 옛날보다 더 가까이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소통의 도구가 편지에서 휴대전화기로 바뀌어 편지와 우표의 활용이 줄어든 아쉬움은 크지만 우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변함이 없고, 우표 디자인은 갈수록 다양하여 수집하는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하는 의미 깊은 우표들은 그 시대의 중요한 일들이나 핵심을 알려준다. 그런 우표들을 모으는 분들이 있어 크고 작은 우표전시회가 알차게 열릴 수 있다. 우표를 통하여 시대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우표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심에는 연륜 깊은 우취인들의 꾸준한 활동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우정사업의 진정한 대표자들인지도 모른다. 거대한 디지털 세계를 고요히 날아다니는 우표나비꾼들, 그들의 움직임이 미래의 우표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날갯짓이기도 할 것이다.


학교에서 편지쓰기 강의를 할 때면 꼭 우표를 구입하게 하고 나도 여분의 우표를 가져간다. 편지를 다 쓴 뒤에는 봉투에 우표를 붙이며 완성도와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고 편지를 더 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나의 우표를 주기도 하며, 남는 시간에는 자신만의 우표를 그리게 한다. 학생들의 기발한 창의력은 저마다의 멋진 우표를 탄생시키고, 그림 귀퉁이에는 요금을 써보기도 하며 재미있는 우표 놀이가 되기도 한다. 캐릭터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우표 수집을 알려주며 디자인을 맡겨보는 것도 새로운 취미 활동으로의 안내가 되고 앞서가는 우취인들은 그들의 선배요 스승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표를 직접 사용하고 그려보며 관심을 갖게 하는 일, 우표를 도구로 하는 학습들, 우표전시회와 우표디자인 공모전 등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는 우정 문화 활동이다. 어릴 적부터 체험하고 익힌 것들이 있어야 커서도 그것에 대한 관심이나 그리움으로 다시 찾기도 할 것이다. 좀 더 재미있고 효율적이면서도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이 어우러지는 우표 교육도 병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며, 매월 우표 이야기가 자세하고 심도 있게 다루어지는 ‘우표’지를 교육 자료로 활용한다면 효과도 클 것이다. 자연스럽게 우취 문화를 배우며 자라는 미래의 꿈나무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가능하다면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여 발행되는 ‘우표’지를 꿈꾸는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우정사업본부의 꽃은 우표전시회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달라져 우정사업의 우표를 통한 수익은 예전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나 상징적인 행사에 대한 예산과 투자는 어느 정도 확보하여 변함없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수익성만을 계산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에 의미를 둘 게 무엇이 있겠는가. 사람으로서의 감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화적인 일들은 중단해선 안 될 것이다. 세계우표전시회와 대한민국우표전시회 등 우표를 통한 친선과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알려지기를 바란다. 우표가 우편요금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지식을 담고 있는 우리 삶의 일부로써 그 가치를 존중받기를 또한 바란다.

이 고운 봄날에 뜻하지 않은 불청객인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세계가 어수선하고 다시 겨울이 된 듯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그래도 꽃은 피고 지고 나비는 날아온다. 지금 힘든 일들에 결코 낙담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과 정신으로 나아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정을 떠나 위험을 무릅쓰고 의료봉사를 하는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고 봉투에 우표를 붙이며 울컥하였다. 그 우표 한 장이 나비가 되어 사랑과 응원의 마음을 전달해 줄 것이다. 우취 문화의 발전에도 우표의 나비효과가 더 많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우표를 사랑하는 마음과 문화를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워지고 활기차기를 바라며, 모든 분들의 가정과 건강에 많은 축복과 행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