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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코로나19 기념우표 발행을 제안






코로나19 기념우표 발행을 제안




안종만 월간 《우표》 간행위원장, 대한우표회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건만 우리들은 전혀 봄 같지 않은 우울한 봄을 맞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환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 거의 모든 나라에 질병과 죽음, 경제 붕괴 등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서 3월 12일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결국 코로나19를 세계적 대유행이란 뜻의 ‘펜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월부터 첫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지난 2월 23일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올리면서 일상이 제약받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서 외출 때는 꼭 마스크를 써야 하며, 매일 새벽에 다니던 헬스클럽도 당분간 휴관하고, 동네 산책코스인 양재천 길도 잠정 폐쇄 팻말을 걸었으며, 우표박물관도 지난 2월 27일부터 임시휴관에 들어갔고, 자주 찾던 서울강남우체국 청사는 후문을 폐쇄해서 정문으로만 출입하도록 하여 열화상 카메라 앞을 통과해야만 하는 등 불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1949년에 창립한 대한우표회는 6·25 전쟁 때 피난지 부산에서도 모임을 가졌는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지난 2월부터 월례회를 쉬기로 했다. 또 뉴질랜드, 영국, 인도네시아, 타이페이, 불가리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세계우표전시회가 연기 및 취소되었으며, 특히 3월 19일부터 나흘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NZ2020 세계우표전시회의 커미셔너로서 국내 12작품이 출품 확정되어 출품료를 보낸 후 비행기 표까지 사놓고 모든 참가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던 중 3월 14일 뉴질랜드 정부가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에서 오는 모든 여행자들의 ‘14일 격리 조치’를 발령함에 따라 NZ2020 전시회를 전면 취소하는 바람에 출국치 못한 것이 끝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2월 마지막 주말에 직계 가족들만 참석해서 형님의 팔순을 축하하는 가족 모임도 혹시 모를 감염 때문에 취소했으며, 작년 말부터 경기도 용인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시던 올해 97세이신 원로 우취인께서 4월 15일 세상을 떠나셨는데 코로나19로 지난 2월부터 요양원은 외부인의 직접 면회가 전면 금지되면서 임종을 지키지 못한 가족들만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는 소식은 매우 안타깝다.

우리가 평소에 물과 공기의 고마움을 잊고 살듯이 가족들과 집에서 매일 마주 보고 식사를 하는 일이나, 친구 또는 우취인들과 어울려 커피나 맥주 한 잔을 나누며 대화를 하는 소소한 일상들이 그립고, 행복인 것을  모른 채 살아왔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와 같이 비대면 비접촉 분위기 때문에 바깥 외출을 삼가며 집 안에서 ‘집콕’하면서 평생 모아 온 우표 수집품들을 꺼내 우표 삼매경에 빠져 본다. 비록 야외로 나가서 봄꽃들을 즐기지 못하는 대신에 1965년 3월과 4월에 차례로 발행한 식물시리즈 중 액면 4원 개나리와 진달래 우표와 시트를 감상하면서 봄꽃놀이의 아쉬움을 달래 본다. 특히 한동안 쌓아 놓았던 우취 자료들을 분류하고 정리해서 이 가운데 1955년 발행 국제로타리클럽 창립 50주년 기념 증정용 시트(20환, 25환, 71환 3종)를 비롯한 한국 우표 자료 12점과 1980년 런던 세계우표전시회기념 4종 FDC 등 테마틱 자료 21점을 추려서 월간 《우표》 4월호 우취인 지상옥션에 출품, 많은 독자들이 응찰해 주셔서 대부분 출품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어 수수료(20%)를 제하고도 거금(?)이 통장으로 입금되어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으니 이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은 격’ 아닐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는 역사상 초유의 전염병으로 수백만 명의 확진자와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해서 오대양 육대주, 피부색이나 빈부, 종교, 남녀노소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기념우표 소재로는 딱이라 생각했는데, 네이버 카페 ‘우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해외 우표 발행 소식란에 벌써 코로나19 사태의 발생국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스위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리히텐슈타인, 이란, 보스니아 등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기념우표가 발행 또는 발행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각국의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총리가 감염되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영국을 포함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일본 등 소위 선진국들이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한국은 6시간이면 감염 결과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와 드라이빙 스루 진료(승차 진료) 등 빠르고 안전한 검사와 방역 활동을 펼쳐 세계 주요 언론으로부터 세계적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마침 국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 대국민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은 우선 한 손은 엄지를 치켜세우고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을 펴서 이를 받치는 수어 동작을 하는데 우정사업본부에 이를 도안으로 삼아 의료진의 헌신과 존경심을 담은 ‘코로나19 기념우표’ 발행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