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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또다시 우표 시대





또다시 우표 시대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필자는 40여 년 전부터 신문과 잡지 등에 발명에 관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연재하여 누구보다도 우표를 많이 사용했다. 1주일에 5~10건의 청탁 원고를 집필하였고, 그때마다 우체국을 찾아 우표를 구매하여 등기로 발송하곤 했다. 또 책이 나오면 정성스럽게 포장을 한 다음 자필로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여 발송하곤 했다. ‘요금별납’이라는 제도가 있기는 했으나 우표를 붙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팩스와 이메일이 등장한 이후에는 모든 원고를 팩스와 이메일로 보냈고, 핸드폰이 등장한 이후에도 가끔 지인들에게 자필로 편지를 쓴 다음 정성스럽게 우표를 붙여 발송하곤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 아주 오랜만에 자필 편지를 받았다며 반가워했으며 어떤 분은 가보로 보관하겠다고까지 했다.


특히 조금이나마 어려운 부탁을 할 때는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편지를 썼는데 단 한 번도 부탁을 거절당해 본 적이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자필 편지에 우표까지 붙어 있어 너무나도 반갑고 감동적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한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 보다 편리한 새로운 물품이 등장하고 동시에 기존의 물품은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지는 것이 세상의 원리이긴 하지만 우표만은 아닌 것 같다.
우표는 역사이자 백과사전이고, 우리 문화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이고, 때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화폐 다음으로 소재 선정이 엄격하고, 디자인은 화폐에 버금갈 정도로 정밀하다.


그동안 발행된 우표를 살펴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스포츠는 물론 자연의 중요한 사물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따라서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역사서가 될 수도 있고, 전집도 될 수도 있고, 단행본도 될 수 있고,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 국제발명가협회연맹(IFIA) 프라그 무우사 회장은 세계 유명 발명가 및 발명품을 소재로 18쪽 분량 우표 팸플릿인 ‘발명-발명가 및 발명품’을 발행했는데 전 세계에서 대박이 났다. 이 우표 팸플릿은 1840년 5월 6일 세계 최초로 유통된 영국의 롤런드 힐이 발명한 ‘블랙 페니’를 시작으로 역사를 바꾼 세계적인 발명가와 발명품의 우표를 체계적으로 편집하고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 것이 전부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개최한 2002년 서울국제발명전시회 때 번역하여 배포했는데 선풍적인 인기였다.
이 팸플릿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우표를 통해 세계적인 발명가와 발명품에 대한 지식을 터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팸플릿은 지금까지도 발명 교육 부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우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표 역사 181년, 우리나라 우정 역사 137년. 뿌리 깊은 나무는 고목이 된다 해도 흔들리지 않고, 값진 목재이기도 하고, 넓은 면적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입구에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는 마을은 대부분 어김없이 건재하다.
우리나라는 3년 후 필라코리아 2024 세계우표전시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또다시 우표 시대를 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정사업본부와 (사)한국우취연합에 주어진 사명이 매우 크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표를 통신 수단이라고 하는 생각을 말끔히 지워야 한다. 이제 우표 발행은 수익 사업으로 접근하여 수출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5천 년의 역사와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영웅호걸과 찬란한 문화 그리고 삼천리금수강산은 이제 단순한 역사와 유산이 아니라 지하자원보다 소중한 문화자원이다. 지하자원은 고갈될 수 있지만 문화자원은 태양광처럼 고갈되지 않는다. 이 소중하고 풍부한 문화자원을 우표 속에 모두 담아야 한다. 직접 소득도 크겠지만 간접 소득은 더욱 클 것이다. 무엇보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이 끌어올리며 관광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도 될 것이다.
(사)한국우취연합도 이번 기회에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앞서 소개한 ‘우표-발명가와 발명품’에 관한 팸플릿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처럼 각종 기념일과 전시회가 많은 나라도 흔치 않다. 12개월 모두 각종 기념일과 전시회가 있다. 수익 사업의 보고다.
그렇다면 ‘월간 우표’부터 편집에 당월의 기념일과 전시회에 해당하는 코너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각종 기념일 및 전시회 주최 또는 주관 기관 및 단체와 관련 기념우표 발행과 팸플릿 제작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우표 저작권 사용 승인을 받으면 대박 나는 수익 사업이 탄생할 수도 있다. 요즘처럼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도 없다. 인터넷에 정보가 넘치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지만 그보다 큰 이유는 편집의 한계다. 여기서 편집의 한계란 글의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사진과 컷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사진과 컷 모두 저작권으로 보호되고 있어 직접 촬영하거나 그려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우표도 저작권으로 보호된다. 우정사업본부의 우표 저작권 사용 승인을 비교적 용이하게 받을 수 있는 (사)한국우취연합은 모든 글에 사진과 컷 대신 우표를 사용할 수 있다. 우표는 글의 내용을 확실하게 입증해 주고 흥미 또한 극대화하여 베스트셀러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관련 기관 및 단체와 협의하여 상호 우표 저작권 사용 계약이라도 체결되면 그야말로 우표는 순식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우표 속의 역사, 우표 속의 경제, 우표 속의 국보, 우표 속의 발명, 우표 속의 문화, 우표 속의 스포츠, 우표 속의 자연 등 듣기만 해도 신선하고 흥미롭지 않은가?
모 출판사의 ‘Why 시리즈’ 도서처럼 국내 대박은 물론 수출도 가능한 도서가 탄생할 것이다.
‘또다시 우표 시대’가 그립다. 1년에 한두 번만이라도 우표가 붙은 정이 듬뿍 담긴 편지를 주고받는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런 시대는 스스로 열리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덥석 잡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바로 지금이 그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