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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표 만세!


                                                                 박경화 (사) 한국편지가족 명예회장


우리나라의 국화는 무궁화이다. 어릴 적에 무궁화를 볼 때면 진딧물 때문인지 괜히 애틋하고 속상해서 더 멋진 꽃으로 국화를 바꾸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었다. 요즘의 무궁화는 예쁜 종류도 많고 진딧물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무궁화를 위한 보이지 않는 관심과 노력으로 더 좋은 품종을 탄생시키며 국민의 사랑도 이어지게 하고 있다. 그처럼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다시 꽃피우기를 바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우표’이다.

‘우표’라는 말에서는 향기가 나는 듯하다. 꽃잎 같은 우표 속에는 아마도 사람과 문화의 향기가 배여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편지로 전해 주던 우표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우편물 요금으로써의 역할만이 아닌 우표 속 그림으로 사람의 감성을 일깨워 주고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것들을 홍보하며 역사와 문화, 사회적 분위기를 알려준다. 또한 우표 수집이라는 취미 생활로까지 이끌어 주는 정서 교육의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실제로 교육용으로 쓰이고도 있다. 각 나라별로 국화가 있듯이 우정문화를 상징하는 꽃, 우표도 그 시대의 향기를 품고 있는 어여쁜 꽃이나 다름없다.  

그 사랑스러운 우표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전시회 중 3년 후에 개최하게 되는 ‘필라코리아 2024’는 세계우표전시회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고 기대가 된다.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정부의 큰 관심과 우정사업본부의 배려 깊은 지원이 따른다면 대한민국 우표의 위상을 드높이며 문화선진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우정사업의 근원인 우표에 대한 지원은 국민의 정서 함양은 물론 역사와 문화 지식까지 겸비하게 하는 효과가 클 것이며, 우정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우정사업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우표와 관련한 지원과 투자는 당장 이익이 적더라도 장기적인 면에서는 대를 이어갈 고객을 유치하는 것과 같다. 수익의 일정 부분을 문화적인 것에 투자한다는 것은 멀리 내다보면서 앞서가는 중요한 공익사업이기도 하다.

우표, 그 여린 종이 한 장으로 우리 사회의 온갖 현상들을 쉽고도 간단명료하게 알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우표발행계획을 보며 설레기도 하고, 우표 도안에 심혈을 기울인 디자이너들의 시대 표현을 읽어내는 즐거움도 크다. 또 우표의 가장 든든한 뒷심은, 그것이 날아갈세라 구겨질세라 찢어질세라 애지중지하는 우표사냥꾼들의 사랑이다. 그들의 한결같은 뒷심이 오늘날 대한민국 우표의 중심이라는 생각도 든다. 예전과 달리 수량이 적게 발행되는 우표일지라도 그것을 아끼고 모으는 사람들에 의해 그 존재 가치와 의미가 한층 더 높고 깊어지는 것이며, 점점 더 기계화되어 가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켜가는 일이기도 하다. 우정문화와 우표를 사랑하는 감성은 우체국을 늘 가까이한다는 뜻이며 우정사업의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겼다는 뜻도 될 것이다.
시대가 변하여 우표의 쓰임이 줄어들고 있다 해도 우표의 보이지 않는 힘은 여전히 부드럽고도 강하다. 낯선 곳에서 사람들과의 대화가 어색할 때 지갑 속에 우표 한 장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되게 해 주는 힘이 있다. 그보다 조금 더 두꺼운 우표첩이나 우표책을 지녔을 경우에는 몇 시간이라도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대화의 상대가 편지 세대이건 SNS 세대이건 우표를 통한 이야기는 세대 차이를 넘나들게 하는 부드러운 힘이 있다. 우표는 편지를 목적지까지 가게 하는 강한 힘이 있다. 그 힘이 우정문화를 지켜오고, 시들지 않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싱그러운 힘이 현대적 통신 기구에 주눅 들거나 꺾이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건재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며, 우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그러할 것이다.

‘필라코리아 2024’를 상상해 본다. 2014년도에 개최되었던 필라코리아와 어떻게 다를까,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을 상징하는 기념우표가 나올까, 어느 나라가 참여하며 각 나라에서는 또 어떤 우표들이 전시될까, 우표사냥꾼이자 사랑꾼들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을까 등등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다. ‘필라코리아 2024’를 위한 준비는 곳곳에서 진행되겠지만 무엇보다 큰바람은 정부의 관심과 우정사업본부의 예산 계획과 지원일 것이다. 그것만큼 든든한 힘은 없을 것이며 그런 지원 아래 대한민국 우표문화계의 대들보인 한국우취연합도 여러 가지 준비를 알차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우정사업본부와 한국우취연합의 아름다운 콜라보가 형성되어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우표 문화 축제로서의 전시회가 개최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좋은 취미 생활이 우표 수집이라고 본다. 그림과 액면가가 있으니 한눈에 내용 파악이 되고 조용히 혼자 즐길 수 있으며, 간편한 휴대전화기의 사용 대신 우표 한 장 붙인 편지라도 띄운다면 그것은 뜻밖의 반가운 선물이 되기도 한다. 우표 속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지식을 쌓다 보면 또 더 넓은 세계로의 안목도 기르게 될 것이며, 특별히 귀한 우표가 아니라면 서로 주고받으며 나누더라도 부담 없는 취미 생활이 되기도 한다. 빠르고 편리함을 우선시하는 이 시대에 편지를 띄우며 우표 발행을 기다리는 사람은 분명 옛것의 좋은 점을 살려가고자 하는 멋쟁이일 것이다. 우리의 우정사업본부가 그 멋쟁이들의 대표가 되어 국민의 정서 함양 차원에서 더 많은 종류의 우표 발행과 세계적인 우표전시회를 기획해 준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2024년도에 필라코리아가 확정 개최된다면 AI 시대의 새로운 우표문화 꽃피움이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우표는 소리 없는 홍보대사이다. 우표사랑꾼들도 우표의 안내자이다. ‘필라코리아 2024’가 근사하게 치러지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체계적으로 필요한지 지난 8월호 우표지에 실린 신명순 님의 ‘우취인 모두가 필라코리아 2024를 준비하자’라는 글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취인 개개인이 우표계의 홍보대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좋은 작품을 많이 출품하여 우정사업본부의 우표에 대한 지원과 노력을 빛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곧 우리나라 우표문화를 확산하는 일이기도 하다. 3년 뒤, ‘필라코리아 2024’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이 “대한민국 우표 만세!”를 저절로 외치는 품격 높은 전시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