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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HILAKOREA와 대한민국우정



PHILAKOREA와 대한민국우정


                                                                              은종호 한국우편엽서회장


나라마다 우표전시회 이름을 다양하게 표현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FIP(국제우취연맹) 승인을 받은 전시회를 세계우표전시회(World Stamp Exhibition)라고 하고, FIAP(아시아태평양우취연맹) 승인을 받은 전시회를 국제우표전시회(International Stamp Exhibition)라고 한다.

세계 최초 국제우표전시회는 최초 우표인 페니 블랙(penny black) 발행 50주년을 맞아 1890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전시회다.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 근대 우편제도 시행 100주년을 기념한 PHILAKOREA 84 세계우표전시회가 처음이다. 그 뒤 세계우표전시회는 근대 우편제도 시행 110주년을 기념한 1994년, 130주년을 기념한 2014년과 한일월드컵축구대회를 기념한 2002년에 개최되었다. 2009년에는 대한민국우정 125주년을 기념하여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를 처음 개최하였다.

세계우표전시회는 나라마다 근대 우정 창시를 기념하여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근대 우정 창시를 기념하는 행사에 우취인이 참여하여 우표전시회라는 이름을 빌려 그 무대를 빛내는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취(郵趣, philately)는 우정(郵政, post)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 매체에 우표(郵票, stamps)가 있다. 우정국에서 발행한 우표를 이용하여 우정국 행사를 빛낸다. 그 역할을 우정 관계자와 우취인이 한다.

2024년, 3년 후로 다가온 대한민국우정 140년 기념 ‘PHILAKOREA 2024 세계우표전시회’, 10년 만에 개최하는 다섯 번째 세계우표전시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우표전시회의 작품을 출품하여 전시하고 심사하는 주역은 우취인이지만, 전시회를 기획하여 예산안을 수립하고 지휘·감독하는 주체는 우정사업본부와 그 관계자다. 우취인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지난 8월 본 오피니언을 통해 신명순 (사)한국우취연합 부회장께서 ‘우취인 모두가 필라코리아 2024를 준비하자’라는 글을 통해 말씀해 주셨다. 필자는 얼마 전 막을 내린 ‘PHILANIPPON 2021 국제우표전시회’를 소개하면서 우정 관계자의 역할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2020년 5월 개최할 예정이었던 영국 근대 우정 창시 180년 기념 LONDON 2020 세계우표전시회가 내년 2월로 연기되었다.

PHILANIPPON 2021은 FIP전에서 FIAP전으로 축소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 우취인의 작품 출품이나 심사위원의 전시장 방문이 어려워 세계우표전시회에서 아시아국제우표전시회로 규모를 줄인 것이다. 해외로부터 작품 반입은 우편으로만 이뤄졌다. 작품 심사도 전시장의 일본인 심사위원팀과 전송된 작품 데이터를 기초로 한 외국 심사위원의 원격 심사로 나뉘어 실시하고, 넷을 통해 협의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마스크 착용과 빈번한 소독은 물론 전시장 내 심사위원끼리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최대한 말을 아끼는 주의를 기울였다.

일본우편 창업 150년 기념 PHILANIPPON 2021은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横浜(요코하마)시 퍼시픽 요코하마에서 개최되었다. 1년 전부터 홈페이지(www.japan2021.jp)를 운영하고, 홍보용 우표도 발행했다. 전시일에는 고액권 시트(최초의 和紙 가공)를 포함한 두 종의 우표첩을 발행했다. 전시장 입장은 무료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인터넷 사전 등록을 받았다. 전시장에는 11개 부문의 작품을 전시한 전시 코너와 일본우편 창업 150년 특별 전시홀을 비롯하여 해외 우정과 우표상 부스, 임시 우체국, 우체국 체험 코너, 엔터테인먼트 부스, 문구류 부스, 퀴즈 경품교환소, 포켓몬 부스와 안내소를 배치했다. 나만의 우표와 음성 엽서를 제작할 수 있는 코너와 특별히 황실 관련 컬렉션을 소개하는 곳도 있다.

우정 관계자의 관심인 우편 창업 150년 특별 전시홀에는 우편배달의 지금과 옛날(우체통, 우편물 운송수단, 우체부, 우편의 미래), 생활 속 우편(시대와 편지, 편지의 세계), 우표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작은 미술관 우표, 시대에 따른 우표 디자인의 변화, 우표디자인실의 변화, 우표의 제작, 특수 우표)을 테마별로 나누어 전시했다. 150년에 걸친 우편의 변화된 모습은 관람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화보와 화상 그리고 실물로 전시했다. 마치 체신박물관을 축소해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전시장은 사전 등록한 사람만 입장하여 10년 전 PHILANIPPON 2011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한산했다. 입점한 우표상도 10여 개소이고, 해외 우정 부스도 8개소뿐이다. 우리나라 우정도 기념일부인 사용을 공고하였으나 실제 현지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다.

전시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국내외 우취인과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세 편의 유튜브를 제작했다. 개회식 날 공개된 유튜브는 개회식과 전시작품, 특별 전시홀, 이벤트홀을 소개하는 영상(4:39)이다. 두 번째 영상은 우편 창업 150년 전시홀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영상(31:49)이다. 폐막일에는 11개 전시 분야의 소개와 작품 접수를 시작으로 전시장 준비 과정, 심사 과정을 소개하고, 대금상 작품(11작품) 소개와 함께 최고상인 그랑프리상 수상식을 담은 영상(14:33)이다. 유튜브 영상은 필자와 같이 작품을 출품하고도 전시장을 방문할 수 없는 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이었다.

세계우표전시회는 단순한 우취작품 전시 차원에서 벗어나 근대 우정의 탄생과 역할을 소개하고 세계인이 함께하는 국제 친선의 장이다. 또한 동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정적인 공간이다. 요란스럽지 않게 차분히 관람하며 생각하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음향이나 조명까지도 배려해야 하는 전시회다.  

한국우표(엽서) 전문목록 발간이나 편람 등 관련 문헌 발간으로 지난 10년의 우정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 또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우정을 기획하고 제시해야 한다. 이미 늦었지만 컬러나 전시 기념일부인의 사용도 검토해야 한다. IT 강국으로서의 새로움을 찾는 것도 우정 관계자의 몫이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이미 수립된 기획이 쉬이 바뀌거나 재검토 등 시간 낭비도 적어야 한다. 이르지 않다.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여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