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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표지 내용구성과 편집에 대한 협업과 당부


 

우표지 내용구성과 편집에 대한 협업과 당부


허 진 (한국우취연합 간행위원장)

 

금년도 총회 이후 새로운 회장단 구성에 따라 우표지 간행위원회의 구성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고 4월 27일 최초의 간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우표지는 2023년 5월호부터는 외주방식을 통해 편집하는 방식을 채택했기에 우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든 결과, 약간의 오류나 과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으나 책자 전체가 그리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번에 나타난 여러 문제점들은 발간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여타 국가의 우취저널에 비해 우표지는 우취전문잡지라는 느낌보다는 어떤 회사 사보같은 이미지가 짙은 것이 사실이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외국의 사례를 참조한다든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스타일을 구사해 보려고 노력도 했지만 그게 그리 쉽게 바뀌어지지는 않았다. 더욱이 금년도에는 연합의 직원들이 모두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이동도 있었기에 짧은 기간 동안 인계인수가 원활히 이루어졌을지도 의문이다.

 

요 최근 들어 우표지의 구성에 있어 우선은 전통, 우편사, 테마틱(외국전통 포함), 기타 일반 상식과 단신 등의 내용을 균형되게 반영하도록 노력은 해 보았으나 워낙 제한된 집필진의 문제로 인해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스타일을 구현하지는 못했다. 특히 과거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정보를 체득하고 있던 베테랑 수집가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제대로 된 기사를 써 줄 수 있는 인구층이 너무나 얇아졌다는 것도 큰 고민거리였다. 다행히 그간 남상욱 씨나 김정석 씨의 시리즈 기고문 덕택에 상기와 같은 구색 갖추기는 대충 넘어가는 분위기였고, 남상욱 씨의 뒤를 이어 김헌식 씨의 전통우취 기사가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에 당분간 한국우표 관련 원고는 최소한 고갈사태를 면할 수는 있게 되었다. 다음은 테마틱인데, 서구 선진국의 저널에 비해 우리는 이 분야의 원고가 좀 지나칠 정도로 분량이 많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각 테마(주제)를 소개하는 데 있어 해당 테마를 표현하는 희귀자료 또는 적정 자료를 소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테마 그 자체의 내용만을 너무 장황하게 열거한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서적 이외의 지식체득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별 문제가 없겠으나 요사이 인터넷 시대에는 웬만한 사실관계는 온라인상에서 거의 다 검색과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취’가 아닌 ‘개별 테마의 설명’에 치우친 기사가 너무 많다는 것은 반드시 시정을 요한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동식물을 주제로 다룰 경우 해당 종류를 제대로 묘사한 우취자료에 대한 직접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동식물 그 자체에 대한 너무나 긴 설명은 엄밀히 말해 ‘우취기사’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것이 요망된다. 예컨대 베토벤 테마를 쓴다고 할 경우, 베토벤을 나타낸 우취자료에 대한 내용분석이 필요한 것이지 베토벤 자신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그다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단 위키피디아에 잘 나오지 않는 새로운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는 있겠다. 하나 우표지는 어디까지나 우표와 우취를 다루는 영역이지 무슨 무슨 테마틱의 내용을 독자들에게 알릴 한가한 매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는 90년대 말에 ‘우표지 간행지침’이라는 것을 만들어 원고 채택이나 편집에 참고토록 한 바 있으나 이후 어떤 정식의 절차를 받아 규범화되지는 못했으며 그저 경험적으로 이러저러한 원칙들을 사안별로 실천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요사이에도 간혹 황당한 기고자들이 발견되는데, 자신이 보낸 원고를 무조건 그대로 실어야 한다는 점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기고인의 본래 의도를 편집진이 임의로 고치거나 훼손하거나 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나 원활한 편집을 위해 공통으로 정해진 룰에 따르는 것이 상식이며, 기고인이나 편집진이나 부득이한 수정과 절대 수정하지 말아야 할 부분에 대한 협의나 합의는 반드시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필자 역시 기고인의 입장에서 그간 못마땅한 부분을 직접 경험한 바도 있었고, 반대로 원고를 검수, 반영하는 차원에서는 기고인과는 또다른 입장에서 제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그간 어떤 원고를 채택할 것인가의 여부는 편집진의 고유권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려는 기고인이 꽤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하며, 기고인의 본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채 편집진이 임의로 수정, 변경함으로써 원고의 기본방향이나 핵심내용이 변질되는 경우가 존재했었다는 점도 아울러 밝히고자 한다. 하나 이제부터는 좀 더 분명한 가이드라인과 합리적인 근거에 입각해 그와 같은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시정해 나갈 것이 요구된다.

 

내년 2024년은 한국의 우정창시 140주년이 되는 해여서 뭔가 특별한 기획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세기 동안 한국우취를 지탱하던 많은 선배 우취인들이 작고하였기에 과거처럼 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담은 화려한 문체의 기사들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나, 각자가 그간 축적해 온 콘텐츠를 최대한 우표지에 반영, 제출해 준다면 꽤 볼륨감있는 기사들을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차피 우표수집이 옛날같지 않아서 필라코리아 하나로 우취부흥을 이루니 마니 하는 하나마나한 소리는 하지 않겠다. 하나 어차피 그러한 행사가 추진되고 내년이 우정 140주년이라고 하니 가능한 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해 보자는 취지에서 몇 자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