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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필라코리아(PhilaKorea) 2024’와 한국우취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필라코리아(PhilaKorea) 2024’와 한국우취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여상호 한국우취연합 부산지부장



뒤돌아보면 나는 참 많은 시간과 정열을 우표수집에 투자한 듯하다.

지금까지는 시행착오도 여러 번 했었고 수정도 했었지만 스스로 찾아서 만들고 정리하며 완성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중학생 때는 펜팔로 교환한 사용제 우표를 펴두고선 정리하다 잠들고 또 깨면 보고 또 보곤 했던 기억이며, 아름다운 색상과 멋진 디자인의 우표들을 입수했을 때의 기쁨과 테마를 정하고 본격적인 수집을 하면서 전시출품작으로 발전시켜 나갈 때는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듯 해 들뜬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흔히 우표 수집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취미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수집만 한다면 다른 사람과 전혀 관계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우취인(Philatelist)이라면 이 단계는 벗어나 단지 모으는 수집에서 연구하고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여러 동호인들과 교류하며 토론하고 공동연구하는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러 우취 단체들과 합동 예회도 하고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며 대내·외적으로 뭉친 한국 우취계의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우취인은 서로 존경하며 도와주고 감싸주는 배려와 서로의 수집테마에 대하여 이해하고 협력·토론하며 비평하되, 비평을 좋게 받아들이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비평과 논쟁은 진지할수록 좋겠으나 다만 뒤에서 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글로써 서로 비평도 하고 반박하는 길을 택했으면 한다. 이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우취의 참모습일 것이다.

이제 필라코라아(Philakorea) 2024’가 딱 1년 후에 개최된다. 이 큰 국제적인 문화 올림픽행사를 우리는 멋지게 치러 내야 하는 의무가 우리 우취인 모두에게 있다. 지난 1981필라니폰 81(PhilaNippon 81)’에 우리 우취인과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대거 참관하고 돌아왔다.

전시 기간이 무려 10일간이었고 일본에서도 처음 열린 국제우표전시회였다. 우취 단체회원들과 개인 등 무려 27명이 관련 부처 공무원 몇 사람 등이 선진 우취 일본의 전시와 진행 분과별 회의와 심사위원과 커미셔너들의 활약상, 전시장과 부스 운영 등을 두루 살펴보고 왔다. 이는 필라코리아 84(Philakorea 84)’란 한국우표발행 100주년을 앞두고 견학하며 배우고 왔던 것이다.

물론 3년 뒤 필라코리아 84’에선 1981필라니폰 81(PhilaNippon 81)’에 참관했던 여러 사람들 중 체신 공무원은 조직위원회에, 우취인은 집행위원회에 편성되어 보고 배우고 온 것들을 기반으로 멋진 행사로 마무리했으며, 마지막 시상식은 리틀앤젤스 회관에서 잘 마무리했던 기억이 새롭다.

돌이켜보면 1881년 신사유람단이 일본에 파견된 문물 조사 시찰단이었던 건 잘 알려진 역사적인 사실이다. 이때 홍영식, 박정양, 어윤중 등 젊은 관리 12명을 책임자로 하는 신사유람단 60여 명을 일본에 파견하여 동경 도착 후 12개 반으로 나뉘어 일본의 내무성, 농상무성, 대장성, 문무성, 사법성, 육군과 세관 등을 시찰하였다.

조선정부는 신사유람단의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개화정책을 펼쳐나갔다. 조선말에 정부가 고수했던 폐쇄정책을 억제하고 새로운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려 추진했던 근대화 정책이 개화정책이었다. 일본 대장성은 우리의 옛 체신부 격인데 여기서 홍영식 등이 일본의 우편업무와 정책과 제도를 보고 배워서 신식 우편제도와 우표발행과 업무 등을 총괄하는 우정총국을 열었으나 며칠 만에 갑신정변으로 막을 내렸다.

생각해 보면, 100년 뒤 우리가 필라니폰 81’을 보고 배우고 와서 필라코리아 84’를 성공리에 치룬 것도 100년 뒤의 신사유람단인 듯 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다.

창조는 어렵고 모방은 쉽다. 번역은 기껏해야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듯이 우표수집도 많이 모으는 것만이 수집은 아니다. 잘 정리하는 동안 묘미를 느끼며 다른 취미보다 유익하고 과학적이며 학술적이라는 평을 받게 될 것이다. 사람은 그 취향이나 안목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우표보관첩에 보관만 하던 우표를 그대로 두고 넘겨만 본다면 그 우표는 영원히 우표보관첩에 머물고 말 것이다. 앨범 대지에 정리해 바인더에 철하고 자기 테마가 정해져 있다면, 몇 번이고 새롭게 고치고 새로운 자료로 다시 보충시키고, 앨범대지를 하나의 소모품으로 여기며 정리해 나가는 과정 속에 자신의 수집 연륜과 콜랙션의 가치도 비례하여 진정한 수집의 가치관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1년 후를 내다보며 포용하며 큰 가슴으로 어른스러운 행사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아무리 현대문명에 밀려 편지쓰기가 줄어들고 우표가 붙은 편지봉투를 보기 힘든 시기라 하지만 우표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설령 몇 백 년 후엔 타임캡슐 속에서나 우리의 후손들이 유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필라코리아 2024(Philakorea 2024)’에 우취인 모두가 함께 똘똘 뭉쳐 전력 투구를 해야 한다. 지난 1994년 한국우표발행 110년인 필라코리아 1994년 세계우표전시회는 잠실의 코엑스에서 열렸는데, 김영삼 대통령이 참관하러 오셨었다. 김대통령은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시고 집행위원회에서 일하던 내게 손을 내밀며 수고한다고 격려해 주던 기억이 새롭다.


필라코리아 2024에도 이런 날이 다시 왔으면 하고 혼자 씨익 웃어본다.